오늘은 중식조리기능사 실기 불합격 한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한식조리기능사 실기를 얼떨결에 원패스로 합격했지만 왠지 모를 자신감이 붙어 있었어요. 더군다나 한식 과제는 31가지인데 중식은 20가지밖에 안돼서 더 쉽게 느껴졌죠. 한식은 수원과학대에서 봤는데 중식 시험은 수원에 없어서 휘경동에 접수를 했어요. 앞으로 볼 일식과 양식도 어차피 휘경동에서 봐야 할 것 같아서 겸사겸사 휘경동 지리도 알고, 배치도 어떻게 되어 있는지 확인할 겸 1교시 접수를 했죠. 한식자격증을 1교시에 보고 붙어서 그런지 1교시가 이른 시간이지만 친근하게 좋아요~
시험 전날 일찍 자리에 누웠지만 잠이 안 왔어요. 평상시 눕기만 하면 잠드는 타입인데, 긴장을 했나 봐요. 밤새 뒤척이다 얼마 못 자고 새벽에 일어나 휘경동에 7시에 도착했어요. 차에서 초스피드로 요약지를 읽으며 오늘 나올 문제를 공부하고 8시가 되어 5층에 올라가 탈의실에서 조리복으로 환복하고 바로 앞에 있는 시험자 대기실에서 대기했어요. 잠시 후 감독관님이 들어와 온라인 접수 순으로 5명씩 불러서 번호표를 뽑고 신분증 검사하고 얼굴 확인 후 중점사항 공지 후 시험장 입실~
휘경동이 처음이라 시험장 안이 엄청 궁금했는데 서울 본부라 그런지 엄청 넓더군요. 40명이 시험을 보는데 코로나 전에는 80명까지 시험을 본 듯 해요. 지금은 두 자리를 한 사람이 사용하더라고요. 조리대 크기는 수원과학대의 반도 안 되는 크기처럼 보였어요. 그래도 앞으로 이곳에 적응해야 하니까 잘 봐 두자 하고 여기저기 눈에 담으며 번호표로 뽑은 5번 자리로 이동했어요. 아래쪽에 가방과 그릇 등 큰 것들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서랍이 있어요. 서랍이 꽤 커서 많은 도움이 되네요. 양념 있는 곳을 보니 식용유 1.8리터 정도 되는 병과 간장 1리터 정도 되는 병, 시판용 사각형 참기름통, 깨, 청주는 소스통에 담겨 이름 쓰여있고, 일반 통에 이름 없이 설탕, 소금, 고춧가루가 담겨 있네요. 녹말가루도 통에 있었지만 뚜껑이 없이 있어서 처음엔 녹말가루인지 몰랐어요. 쓰레기통은 개인별로 옆쪽 바닥에 있고, 시험장 중앙 쪽에 음식물 쓰레기통이 있고, 중간중간에 기름 버리는 통이 있어요. 가스레인지 화구는 2개인데 한쪽 화구 받침대를 빼놔서 냄비를 아예 올리지 못하게 해 놨고 조리대는 턱이 손가락 한마디 정도의 높이여서 가져간 도마에 수건을 깔아도 높이가 안 나오네요. 다행히 휘경동 도마가 안 흔들려서 휘경동 도마로 시험을 봤어요. 단점은 도마가 너무 커서 행주 및 기본도구들을 놓기가 힘들었어요. 재료 확인 시간 후 가져온 도구들을 세팅하고 공지사항 좀 듣다 시험 시작~
난자완스와 마파두부가 나왔는데 감독관님이 공지할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이 두 과제를 어떤 순서로 조리할까만 생각했어요. 물론 생각처럼 순탄하지 않았죠..
시험 시작 후 감독관 2분이서 지속적으로 왔다 갔다 하네요. 그런 것에 별로 신경 쓰는 타입은 아닌데, 제 번호가 5번인데 맨 왼쪽 줄이거든요. 그 옆쪽에 넓은 공간이 있는데 감독관님 몇 분들이 모여 거기서 수다를 떠시네요. 집중 안되게;;
그것 때문에 잘 못한 건 아니고, 감독관님이 시험 시작! 하고 외치고 나니 머릿속으로 떠올렸던 순서가 하얘졌어요. 일단 재료 씻고 분리하고 각 접시 재료들 썰자 하고 움직이는데, 왜 그랬는지 이쪽것 썰었다 저쪽 것 썰었다 정신없었어요. 한쪽씩 하면 될 것을 왜 그랬을까요?.. 난자완스는 채소를 4cm로 썰어야 하는데 죽순을 자르는 순간 4cm보다 작은 크기가 되어버렸어요. 거기서부터 어긋나기 시작하면서 모든 순서가 뒤죽박죽 생각나는 것부터 하기 시작했죠ㅎㅎ
데칠 거 데치고 불이 놀고 있어서 뭘 할까 하다가 난자완스 기름이나 예열하자 하고 기름을 찾았어요. 학원에서는 기름을 따로 지급해줘서 여기도 어디에 기름이 있나 찾아봤는데 기름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지나가는 감독관님께 혹시 기름은 어디서 받나요? 물어봤더니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그런 것도 몰라?라는 표정이 보였어요. 식용유 부어서 사용하라고 알려주시더라고요. 그때부터 감독관들이 자주 오기 시작했어요. 보통 감독관이 왔다 가도 못 느끼는데 이날은 자주 오는 걸 느낄 만큼 자주 오더군요. 기름을 어디서 받냐고 물은 것뿐인데.. 어쩌면 그것 때문이 아닐 수도 있어요ㅎㅎ
식용유 800미리를 계량컵에 재서 붓고 기름을 예열했어요. 그리고 나머지 다른 재료 준비를 했는데, 약불로 예열하는데 불이 자꾸 꺼지네요. 5번은 꺼진듯해요. 불쌔기를 좀 더 높여서 예열을 하고, 난자완스 반죽 후 온도 확인을 하는데, 온도가 너무 높네요. 식용유를 더 부어 온도를 낮추는데 온도가 안 낮아져서 당황했어요. 기름이 식을 동안 다른걸 먼저 하자 하고 재료를 살피는데, 헉;; 두부가 그대로 있네요. 썰지도 못하고 데치지도 못한 두부.. 그러고 보니 고추기름도 안 만들었어요ㅎ 순간 갑자기 두부를 하면 이상할 것 같으니 난자완스를 어느 정도 마무리하고 하자 결정하고 기름통에 식용유를 더 부어 식혔어요. 그리고 난자완스를 튀기는데 흠.. 반죽이 수저에서 안 떨어지네요.. 당황 후 또 당황.. 여차저차 난자완스를 두 번 튀기고 기름 버리고 와서 물 끓이고, 두부 썰고 데치고, 고추기름 만들고 시간을 보니 10분 남았네요. 아직 할 것도 많아 바빠 죽겠는데 앞쪽 사람이 웍질을 하는데 웍에 불이 붙어서 1미터 상공에 불쇼가 보여요. 그분이 불을 끄려 웍을 이리저리 움직이는데 불이 안 꺼지네요. 마스크를 썼는데도 마스크 안에서 불을 끄려고 입바람을 부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근데 저는 왜 그걸 구경하고 있었을까요?..
난자완스를 후딱 볶고, 마파두부도 어떻게 볶았는지 완성하고나니 1분 남았다고 방송을 하네요. 음식을 이쁘게 보이게 정리해야 하는데 감독관님이 이제 제출해야 한다고 정시가 되면 문을 닫아 안 받는다고 방송을 해요. 정리보다 제출이 우선이기에 그대로 도마에 올리고 겨우 제출을 했어요. 바로 자바라가 닫혔네요. 잠시 후 방송으로 오늘 오작 및 실격이 없으니 정리정돈 잘하고 돌아가라고 나왔어요. 오늘 경쟁률이 치열했나 봐요. 고로 제가 합격할 확률은 더 낮아졌다는게 느껴졌어요. 집으로 돌아가는 중에 오늘 시험 중에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하나하나 생각났어요. 결론을 내보니 잘한 게 없었네요. 그래도 제출은 했고 실격이 아니니 반 정도의 기대감을 가지게 되네요.
기다리던 합격자 발표날이 왔어요. 떨어졌을 거란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도 매우 컸었죠.
역시.. 불합격받았어요~
중식과정이 아직 끝나지 않아 학원에 계속 나가는 중였는데 시험장에서 같이 학원 다니는 분이랑 마주쳐서 제가 시험 보는 걸 다 알게 됐고, 그분은 붙었고 저는 떨어져서 조금 창피했어요. 사람들은 제가 다 붙을 거라 했거든요~ 뭐.. 떨어질 수도 있죠ㅎㅎ 이번엔 떨어졌지만 합격 후기 가지고 다시 뵐께요~~
한식, 중식, 일식, 양식 후기 남겨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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